이효리의 <서울>은 이렇게 시작한다.
Like a twinkle twinkle little star
저기 반짝 반짝이는 이 도시
뿌연 회색 하늘 밑 눈이 부신
잠들지 못하는 이 도시의 이 밤
서울은 어째서 잠들지 못하는 것일까?
왜 밤늦게까지 거리 곳곳이 붐비고
사람들은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것일까?
"전시장 정보 및 위치"
2019. 04. 03 - 07. 21
화요일에서 일요일은 10:00 - 18:00
매주 목요일은 10:00 - 20:30
*월요일은 휴관
관람권은 무료
"전시 보기 전 짚고갈 것들"
서울의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은
아마 욕망 때문일 것이다.
도시에는, 특히 서울과 같은 거대한 도시라면 더욱,
다양한 층위의 욕망들이 도사리고 있다.
성공을 위해 상경한 이들의 욕망,
맘에 드는 상대를 찾기 위한 욕망,
가족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욕망,
혹은 당장 오늘 밤 얼어죽지 않기 위한 욕망.
어쩌면 도시는
이 모든 욕망들이 투영되고, 쌓인 공간이라 할 수도 있겠다.
발터 벤야민은 이런 현상을 두고,
도시가 마치 '환등상(phantasmagoria)'과 같다고 했다.
원한다면 어떤 모습이든지 투영해서 보여주는 위의 사진 속 환등상처럼
도시는 수많은 욕망들이 반영되어 만들어낸 환영과도 같다는 말이다.
환등상의 불이 꺼지면,
투영되던 상은 모두 사라진다.
욕망의 불이 꺼진 도시는
어떤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전시 구성"
9분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다.
전시장의 섹션도 아홉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 중 오래머무르던 몇 장소들을
여기에 포스팅 하고싶다.
1. 이창원 CHANGWON LEE
첫 번째 작품인 <Angel of the Mirror>이다.
가운데에 화려한 장식이 있는 거울이 있다.
그리고 거울 뒤로 맺힌 그림자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거울 안을 들여다보면
비극적인 사건이 있던 그 날의 광주가 보인다.
누군가는 그 그림자만을 보고
거울의 아름다움을 칭찬할 것이다.
작품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벽에 맺힌 네 개의 원은 각각
바그다드, 평양, 서울, 후쿠시마의 모습을 담고 있다.
네 개의 도시가 자연스럽게 하나인 것 같이
벽에 맺혀 있다. 그런데 어색하지 않다.
그럴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2. 최성록 SUNG ROK CHOI
도시의 풍경을 2차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하늘 위에서 풍경을 내려다봄으로써
도시의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 권용래 YONG RAE KWON
망치로 두드린 철판 위로 빛을 쬐어줌으로써
빛이 반사되는 부분에는 무작위로 흰색의 상이 맺히고
그 반대편에는 철판의 형상대로 그림자가 져 있다.
망치로 두드린 철판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 위로 맺히는 반사빛 또한 여러 모습을 띈다.
마치 도시의 다양한 욕망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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